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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앤북] “금융, 거대한 약탈 기계로 탈바꿈하다”
요약:니컬러스 색슨 지음, 김진원 옮김, 부키 펴냄. 기업에게 금융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은행 대출 가운데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대출은 10%에 불과하다. 은행들은 서로
니컬러스 색슨 지음, 김진원 옮김, 부키 펴냄.
기업에게 금융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은행 대출 가운데 생산활동을 지원하는 대출은 10%에 불과하다. 은행들은 서로 돈을 빌려주거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데만 열심이다.
기업들도 설비 투자나 일자리 늘리기보다는 금융활동을 통해 주주에게 돌아갈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 플랫폼 우버는 자동차에 투자하지 않는다.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거의 소유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렇듯 금융이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거대한 약탈 기계로 변모하고 있는 ‘금융화’ 문제를 파헤친다.
저자는 금융화의 결과로 ‘금융의 저주’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적정 규모를 넘어서면,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 시장 무력화와 공공서비스 와해는 물론 부패가 자행되고 대체경제 부문까지 설 자리를 잃는 등 사회에 막대한 폐해를 안길 수도 있다.
금융의 전통적 역할은 사회에 이바지하고 부를 일구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익을 더 보장하는 활동에 치중한다는 것은 다른 경제 부문으로부터 부를 약탈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약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려면 파생상품, 신탁, 특수목적회사, 사모투자 등 온갖 첨단 금융 기법들의 작동 원리를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
이와 함께 회계사, 법률가 등 전문가 집단이 감사 대상 기업의 자문까지 병행함으로써 어떻게 약탈자들과 결탁하고 있는지, 경제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은 계산하지도 못하는 부실한 수학적 모델을 가지고 어떻게 잘못된 정책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는 지도 따져 준다.
저자는 정부 마저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금융의 약탈을 묵인하거나, 나아가 규제 완화와 조세 감면 등으로 오히려 약탈을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책에서는 ‘금융의 저주’라는 개념을 풀어내기 위한 100년 간에 걸친 세계 여행이 소개된다.
여행은 미국의 악덕 자본가 시대인 20세기 초부터 시작한다. 대영제국이 몰락하고 시티오브런던이 세계 금융 중심지로 재부상한 1950년대도 거친다.
카리브해 지역이 현대 영국의 조세 도피처로 탄생한 1960년대를 살펴보고, 아일랜드가 켈트 호랑이로 도약하는 경제 토대를 처음 다지기 시작한 1970~80년대를 훑는다.
계속해서 2007년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는 데 런던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등의 놀랄 만한 진실 몇 가지를 파헤친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전문가의 세계로 들어가 거대 회계법인이 휘두르는, 억만장자에게는 절대 손해를 입히지 않는 술수와 막강한 권력을 들추어낸다.
이어서 영국 북부에 사는 간병인부터 런던 메이페어에 으리으리하게 사무실을 꾸며놓은 사모투자 업계 거물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일그러진 자취를 따라간다.
저자는 한 세기에 걸친 ‘부의 흑역사’를 조망하고 나서 재차 묻는다. “어떻게 해서 우리 경제를 파산으로 몰아간 은행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덩치를 더 키워낼 수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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